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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야기

글쓰기-품의서의 급소는 포맷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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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품의서의 급소는 포맷에 있다.

조직에서의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회의를 통해 이뤄집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일일이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시간으로나 비용으로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업무의 경우에는 일정한 서식에 따른 품의서를 만들어 결정권이 있는 상사에게 제출해 결재를 얻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품의서와 같은 형식적인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고역이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양식이므로 반드시 몸에 익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빠른 방법은 사내에서 기존에 작성된 품의서를 참고하는 것입니다. 샘플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도 있을 것이고, 가지고 있지 않다면 상사에게 이야기해 기존의 품의서를 보여 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런 샘플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면 엉뚱한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나아가 자신의 개성에 맞춰 표현들을 다음에 샘플을 만들어 두면 필요한 때 가각의 항목을 바꿔 쓰기만 하면 상황에 맞는 품의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이런 형식 중심의 작성법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나 자신도 과거에는 이렇게 형식적인 문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나는 원래 창의적인 것을 추구해온 영향도 있어 사전에 정해둔 틀에 맞춰 생각하기만 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방식에 있어서도 '수업은 드라마다. 마치 생물과 같다. 처음부터 틀에 박힌 수업은 좋지 않다.'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때에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일수록 포맷이 있는 편이 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제 수업에서도 미래 포맷을 만들어두는 편이 수업이 효율적, 효과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국 내 경우에는 수업에 포맷을 도입함으로써 교수 스킬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품의서의 포맷을 사용하면 학생이라도 어느 정도의 품의서는 작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맷을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 스킬이 한 단계 향상될 수 있으므로 꼭 알아 두기를 바랍니다.

 

 

 

 

품의서에 필요한 것은 명쾌한과 설득력

품의서가 형식적인 글쓰기라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글쓰기의 모든 것을 다룬다는 것이 취지인 만큼 좀 더 실천적인 요소를 설명하겠습니다.

포맷에 따른 품의서를 더욱 좋게 작성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합시다. 하나는 '명쾌함'이고 다른 하나는 '설득력'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 연구소의 연구자는  과학연구비 등 연구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연구비를 받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신청서도 품의서와 비슷합니다.

신청서에서 요구되는 것은 문장의 수려함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정말로 그 연구비가 필요한가'입니다. 그것을 얼마나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쓰느냐에 따라 과학연구비 지급이 결정됩니다.

먼저 '명쾌함'의 중요성을 살펴봅시다. 품의서를 쓸때에는 '언제까지', '어떠한 이유로, '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가 가 빠져서는 안 됩니다. 나아가 '구체적인 제원, ' '기능', '견적금액', '도입 후 예상 효과'도 작성해야 합니다. 이들 요소가 하나라도 결여된 품의서는 처음부터 심사대상도 되지 못합니다. 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 모두가 반드시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누락되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아닌가 보다.' 하고 심사하는 측은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품의서나 그에 준하는 문서는 명쾌하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쓸데없는 내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필요한 정보가 누락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반대로 필요한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하더라도 쓸데없는 내용이 많이 섞여 있다면, 그것은 필요한 정보를 갖추지 않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필요한 요소를 명쾌하게 작성했다면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설득력입니다.

 

품의서에서 '어떠한 이유로'와 '도입 후 예상효과'의 부분, 여기에서는 남다른 문장다운 문장의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화룡점정'의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토해 온 기간의 길이나 참여인력의 수를 덧붙이면 설득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나아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가하면 더욱 좋습니다. 특히 비용 대비 효과를 비교하여 효과가 높다는 것을 데이터와 함께 제시하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설득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면 이 정도의 효과가 있다."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이것들을 확실하고 분명하게 작성함으로써 결정권자에게 '이렇게까 했군, 그렇다면 들어줘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승부는 끝났습니다. 이처럼 품의서와 같이 짧고 형식적인 문서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뜨거운 열정을 상대방에게 전하여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품의서는 뒷받침이 되는 자료는 별도로 첨부하고, 가능한 한 A4 한장으로 완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예산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를 결정하는 직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메일 많은 품의서가 올라옵니다. 따라서 품의서가 통과되느냐 아니냐는 그야말로 문서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사에게 몇 페이지나 되는 품의서를 읽으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한 번 흝어보는 동안에 '어~!' 하는 반응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상사의 마음을 잡을 수만 있다면 다른 상세한 내용은 "구체적인 사항은 첨부자료를 참조하십시오."라고 써 두는 것으로 끝내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첫 A4용지 한 장에 상사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첨부자료를 준비했다고 해도 삐딱한 시선으로 보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첫 장이 주목을 받게 되면 첨부자료도 정독하게 됩니다. 따라서 첫 장에서 승부가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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